에이리언 시리즈가 커버넌트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돌아왔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커버넌트와는 별개의 스토리로 과거에 개봉한 에이리언 1 이전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에이리언의 역사 그 자체인 리들리 스콧이 제작에 참여하였는데, 어두운 집을 배경으로 긴박감 있는 ‘맨 인더 다크’ 라는 영화를 만들어낸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이 영화를 맡았다는 소식을 듣고 개봉일에 맞춰 영화를 관람하였다. 전체적인 감상평을 선 요약하자면, 드디어 제대로 된 에이리언이 돌아왔다!
노 스포 글입니다.
에이리언 로물루스 이전의 시리즈는 어땠을까?
여기서 말하는 이전의 시리즈는 프로메테우스와 커버넌트이다. 이 두 작품은 로물루스 이전 가장 최근에 개봉된 영화로, 에이리언 1~4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에이리언이라는 생명체의 기원에 대해 보여준 영화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영화였는데, 일단은 우리가 원하는 인간과 에이리언의 긴장되는 상호작용이 주된 내용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낸 AI 안드로이드 로봇의 심오한 정신세계에 초점을 둔 스토리였다.
그 때문에 영화 이름은 에이리언이지만 과거 작품들과 비교해 인간과 외계 생명체가 대립하는 비중이 많이 줄어들게 되었고, 이런 부분 때문에 기존 영화 팬들에게 안 좋은 평을 받았던 것 같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어떤 특징이 있는 영화인가?
로물루스는 과거 시리즈인 에이리언 1~4에서 보여준 우주 함선이라는 공간내에서 이루어지는 외계 생명체와 인간과의 긴박한 과정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확실히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맨 인더 다크’ 에서 보여준 어둡고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긴장되는 요소들을 이번 작품에서도 정말 잘 표현한 듯 했다.
어떻게 보면 에이리언 1~4 시리즈가 뻔한 전개로 많이 이어져 왔는데, 이번 로물루스는 과거작들처럼 뭔가 비슷한 전개인 것 같으면서도 긴박감은 몇 배 업그레이드 된 확실히 전통 에이리언 시리즈가 생각날 정도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중반부 이후 부터의 전개가 에이리언 과거작들과 다른 점을 크게 못 느낄정도로 비슷한 전개 요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전개
모든 영화에서 그렇듯 이 영화에도 빌런이 존재한다. 그 빌런이 여러 상황을 좋지 않게 만들고, 주인공에게 위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는데 빌런은 빌런일 뿐 그 외에 로물루스 시리즈만의 특징은 없었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의 주인공인 엘리를 연상시키게 하는 여 주인공이 여리한 외모와는 다르게 소신이 있는 행동을 보여줘서 매우 인상 깊었다.
그리고 로물루스에도 인공지능 로봇이 메인 주인공 급으로 등장하는데, 여기서 조금 독특하다고 생각했던건 AI 로봇을 흑인 배우가 연기했다는 점과 이전 시리즈에서 AI나 안드로이드 로봇이라고 표현된 부분을 ‘합성 인간’이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흑인 배우가 연기한 AI 로봇은 아직까지 많은 영화에서 표현되지 않아서 영화를 집중하는데 조금 어색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전개가 진행될수록 매우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로물루스에서는 프로메테우스나 커버넌트 보여준 AI 로봇 또는 인조인간의 끝판대장급의 우월한 능력을 없애고, 인간처럼 피를 흘리고 약간의 충격만 받아도 픽 쓰러지고 기능을 상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굳이 명칭을 ‘합성 인간’으로 표현한 것도 과거작에서 보여준 AI 로봇의 비중을 최대한 줄이기 위함으로 보이고, 본래의 에이리언 시리즈의 감성으로 돌아와 인간과 외계 생명체의 긴장 구도를 잡고 스토리를 표현하는데 큰 역할을 한 듯 하다.
에이리언 로물루스의 총평
앞에서 이미 말했듯이 전통 에이리언 시리즈가 다시 돌아왔음을 느낀 영화였다.
특히 어두컴컴하고 한정된 공간 속에서 주인공이 살아남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중에 깜짝 놀라게 하는 요소들을 많이 배치해 2시간이 조금 넘는 긴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지만, 잠깐이라도 지루할 틈이 없는 인상깊은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긴박한 과정 속에서 히어로 물에서 나올 법한 전개 부분도 나오는데 한번 정도라서 영화 감상을 크게 해칠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뭔가.. 감독이 서비스로 넣은 느낌이었다.
로물루스는 기존 에이리언 시리즈를 좋아했던 분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 같고, 에이리언을 전혀 몰랐던 분들도 숨 쉴 틈 없이 계속 전환되는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즐길만한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한다.